최근 성남시 본시가지에 위치한 수원지법 성남지원 수원지검 성남지청(이하 성남법조단지)이 다시 분당구 구미동으로 이전하는 것이 재추진 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에 대한 팽팽한 의견대립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새누리당 전하진 국회의원(분당을)이 지난 12월 발표한 의정보고 내용 중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법조단지 조성 설계예산 20억 확보'라고 명시된 것에 대해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중원구 지역위원회가 반대 성명을 내며 촉발됐다.
논쟁이 발발하며 이에 대한 본시가지와 분당구 주민들의 의견대립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4.13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출마를 선언한 관계 지역 예비후보들도 저마다 입장을 발표하기 시작하는 등 법조단지 이전 문제는 이번 성남시 총선의 주요 키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수정구 단대동에 위치한 성남법조단지는 건물이 노후하고, 협소함에 따라 분당구 구미동 부지(3만2천㎡)로의 이전을 추진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본시가지 주민들의 반대와 분당구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지난 2013년 극심한 논쟁을 야기한 바 있다.
이에 성남시는 성남법조단지를 수정구 신흥동에 위치한 1공단 부지 일부에 이전하고 대장동과의 결합개발 방식으로 행정절차를 진행해왔지만, 1공단 토지주간의 행정소송이 길어지며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어왔다.
더불어민주당 지관근 중원구 지역위원회 운영위원장, 성남시의회 마선식 의원, 박호근 의원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분당구 구미동 법조단지 이전 움직임에 대한 중단을 촉구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중원지역위원회 지관근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의 신규사업 국유재산관리기금 중 수원지법 성남지원 신축설계비 9억6천900만 원, 법무부 수원지검 성남지청 신축설계비 9억2천만 원을 편성했고, 새누리당 전하진(분당을)의원은 분당구 구미동에 법조단지 조성 설계예산 20억 원을 확보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라며 "도시 균형발전을 바라는 성남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법무부와 대법원, 검찰청은 법조단지 이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집권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가 성남시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추진하고 있다"라며 중원구 현역 국회의원인 신상진 의원에 대해서는 "1공단 법원유치에 대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분명히 밝히라"라고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전하진 국회의원은 지난 2일 올해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구미동 부지가 20년 가까이 활용되지 못하고 공동화되는 것을 강조하며 "예산이 확정이 됐고, 올해 예산을 사용해 설계를 하게되면 이전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물론 본시가지 주민분들께서 반대를 할 것이라 예상은 한다"라며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분당이 1조원이 넘는 세수로 성남시의 재정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분당 내의 학교들이 20년 동안 개보수가 되지 않는 등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중원구 협의회가 반대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서는 "본시가지가 법원 이전이 되면 그 자리에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 것이 지역의 공직자들의 할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더불어민주당에서 반대 성명을 하고 신상진 국회의원에 비난을 했는데, 그럼 그 때 당시에 김미희 의원이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뭘했나라고 거꾸로 묻고싶다"라고 반문했다.
이에 더해 "법조단지가 이전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를 떠나서, 민원인과 법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당연히 있는 땅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또 우리 지역의 공백을 막기 위해서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중원구 및 수정구 예비후보들 정당 떠나 '법조단지 존치' 의견 보여
중원구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더불어 민주당 예비후보도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법조단지 구미동 이전이 본시가지 지역에 있는 것이 성남시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서 가장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안 예비후보는 자신이 부장검사 출신의 법조인임을 강조하며 “법조단지가 구미동으로 이전하면 성남법조단지는 가까운 수원지청과 지법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법조단지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 하남시가 설득력을 얻게 된다. 결론적으로 성남시의 법조단지가 사리지게 될 우려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성남시 본시가지는 경제적 공동화 뿐 아니라 법률적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 안성욱 예비후보는 “법조단지 이전은 단순히 지방법원과 검찰청이 이전이 아니라 성남이란 도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거대한 나비효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법조단지의 구미동 이전을 추진한 전하진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법조단지 이전은 말하기는 쉽지만, 전문적인 식견없이 정치적으로만 해석한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오게 되는 문제”라며 “전하진 의원은 근시안적이고, 지역 이기적인 정치행태를 멈추고, 전문 법조인에게 먼저 조언을 듣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본시가지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한 예비후보의 의견도 나왔다. 수정구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신영수 예비후보는 2일 법조단지가 본시가지에 존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신 예비후보는 본시가지는 여러 공공기관의 이탈로 원동력이 현재 서서히 사라지고, 도심이 텅 비는 도심공동화의 직면에 처해 있다”면서 “본시가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본시가지 내 법조단지가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성남세무서는 기존 부지에 남아있지만, 성남교육청 및 성남노동청의 분당 이전을 비롯해 성남시청마저 분당 인근인 여수동으로 이전하면서 본시가지는 행정적・상업적 기능 상실로 이어져 주민들의 생활경제에 많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라며 수정로 및 종합시장 상권 쇠퇴 등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또한 신 예비후보는 “법원・검찰이 현 청사 협소라는 이유로 구미동으로 이전을 추진하기보다 성남 수정・중원 본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1공단 부지를 활용하거나, 현 부지와 인근 시유지를 이용해 재건축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법조단지 이전에 대한 성남시의 명확한 입장발표 및 추진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후보도 있었다. 수정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윤춘모 예비후보는 지난 1월 18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수정구 지역 경제의 근간인 성남시청 이전으로 수정구 도심공동화 현상을 날로 심화되고 있다”며 “성남법원·검찰청 1공단 이전에 대한 추진상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성남시는 성남1공단 사업주와의 2심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장동과 성남1공단 결합개발 방식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법원.검찰의 1공단 지역으로의 이전 추진상황과 관련된 성남시 입장 및 자료 등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