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에는 중.고교 학생들로 구성된 작은 의회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미래의 꿈을 위한 걸음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발대한 이래 올해로 2대째를 맞은 성남시 행복의회는 허지수 의장을 비롯한 성남 관내 3개구 학생들이 청소년 사업 및 의제 발굴, 그리고 정책 수립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학생으로서의 본분인 학업은 물론, 지역사회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는 성실한 학생들을 널리 소개하고, 실제로 학생으로서 체감하는 성남시의 청소년 정책에 대한 의견 및 향후 개선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인터뷰는 허지수 의장을 대상으로 한 3개의 질문과 함께 허 의장을 비롯한 3명의 의장단 각각의 답변을 듣는 3개의 개별질문으로 구성했다. -편집자 주- >
Q1. 먼저 성남시청소년행복의회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허지수 의장(인권권익상임위원, 혁신특별위원) : 행복의회는 성남시 차세대위원회에서 출발했는데요, 그 법적근거였던 ‘청소년기본법 제5조의 2′(청소년의 자치권확대)만을 근거로 활동하기엔 명분도 부족했고, 제약이 있었어요. 보다 실질적인 성남시 청소년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2014년 11월 ‘성남시청소년행복의회 조례’가 제정되면서 의회 모델로 출범을 하게 됐어요.
청소년 의회라는 특성상, 저희는 청소년의 시각에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입법 추진할 뿐만 아니라 성남시 청소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제안대회, 토크콘서트, 포럼과 같은 다양한 행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행복의회는 중원구, 수정구, 분당구에 사는 만 14세부터 18세의 의원님들이 1:1:2 비율로 구성되어 있어요.
Q2. 그동안 참여한 청소년 사업이나 의제 발굴, 정책 수립 상황은?
허지수 의장(인권권익상임위원, 혁신특별위원) : 작년에는 성남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입법 추진하고 성남형 오케스트라인 엘 시스테마에 대해 논의했어요.
특히 노동인권조례는 2016년 5월 22일 열렸던 행복의회 본회의에서 가결(찬성 28표, 반대 1표)되고 성남시의회 216회 임시회에서 수정가결되었어요. 노동인권센터를 설립함으로써 청소년 노동인권에 대한 일회성 관심이 아닌,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점검할 수 있게 된 것에 큰 의의가 있어요.
올해 인권권익상임위원회에서는 성남시 학생인권조례를 준비하고 있어요. 성남시 학생인권 실태 조사를 실시해봤는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지 약 8년이 지난 지금, 조례가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성남시에서 일관된 인권보장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객관적인 지침으로 성남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번 행복의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에요.
또 저번 여름에 성남시민 예산참여축제에 제안된 청소년 정책에 대한 예산심의권을 보장받기 위해 성남시청 예산법무과를 찾아갔어요. 당장 올해부터 추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니까 내년 계획 수립 시에 고려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내년부터는 행복의회가 더 크게 청소년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Q3. 지난 2015년 7월 발대한 이래 올해로 2대째를 맞았다. 학업과 함께 의정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는지?
허지수 의장(인권권익상임위원, 혁신특별위원) : 물론 어렵지만 저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의정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즐겁게 병행하고 있어요. 저희는 평일에 만나기가 어려우니까 야간자율학습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밤 열한 시에 채팅 앱으로 모바일 회의하고 그러거든요. 야자하면서 ‘이따가 회의해야 하니까 얼른 숙제 끝내야지’ 생각하면서 더 집중해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제 국어시간에 토의 장면에서 진행자의 역할에 대해 배웠는데, 저는 토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수업시간에 효율적인 진행에 대해 고민했어요.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생각하면서 수업에 공감하며 참여할 수 있었죠.
학업이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고, 의정활동이 학업에 도움이 되면서 선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Q4. 행복의회 의정활동을 통해 느껴본 성남시 지역사회는 어떤가?
허지수 의장(인권권익상임위원, 혁신특별위원) : 행복의회는 성남시의회 행복의회 회의실에서 2주에 한번 전체회의를 가지는데, 김유석 의장님께서 매번 들르셔서 많은 격려의 말씀을 해주세요. 주말 아침에 세 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하면서 지칠 때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항상 힘이 됩니다.
그리고 5월 22일에 성남시 청소년주간 개막선언을 했을 때가 생각나는데요, 행복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 아무래도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잖아요. 그런데 저는 개막식에 가기 전까지 속으로 몇몇 분들만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청광장에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시는 전문가 분들이 청소년에게 진로 상담을 해주려고 많이 모이셨더라고요. 정말 성남시가 청소년친화 도시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김지민 부의장(교육문화상임위원, 대외교류특별위원장) : 성남시청소년행복의회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정말 저의 거주지와 자주 가는 활동 구역만을 성남시라고 생각하면서 지내왔습니다. 그래서 지역사회에 발전을 기여하는 시민도 별로 없을 것이라고, 청소년이 사회참여를 할 기회도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의정 활동을 하는 현재는 정말 성남시 전역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지역의 발전, 공익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한편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남시에서 행하는 정책들, 특히 청소년에 대한 정책들에 대하여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김선률 윤리위원장(인권권익상임위원, 대외교류특별위원) : 행복의회 의정활동을 하기 전에는 잘 보지 못했는데 의정활동을 할수록 성남시 지역사회에는 성남시 시민들이 시정 개선을 위해 똘똘 뭉쳐 참여한 사례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일례로 성남시 3대 무상복지 정책 중에서 무상교복 같은 경우는 성남시의회에서 여러 차례 부결됐었지만 시민들이 직접 의회로 찾아가 시위를 하는 등 민주적인 투쟁을 한 결과 무상복지가 도입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에서 다른 지역사회보다 활발한 시민들의 정치 참여와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Q5. 성남시에 거주하는 학생으로서, 행복의회 의장단으로서 향후 성남시 시정(청소년 정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허지수 의장(인권권익상임위원, 혁신특별위원) : 성남시는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일환으로 시민 참여예산축제를 진행하고 있어요. 실제로 많은 시민들이 예산참여축제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합니다. 제안된 정책 중 청소년 관련 정책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정책 입안자와 실제로 그 정책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 간의 괴리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하는데, 저는 정책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청소년이라면 그 괴리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의회는 정책을 제안하고 입법을 추진하는 절차는 잘 마련되어 있는데, 그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예산에 대해서는 그렇게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성남시에서 행복의회에게 주민참여예산 청소년 분야의 심의권을 보장해주셨으면 합니다.
김지민 부의장(교육문화상임위원, 대외교류특별위원장) : 성남시주민참여예산제의 청소년 제안 관련 예산을 심의할 때 성남시청소년행복의회에게도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주체대상이 청소년인 사업(또는 정책)에 대해 청소년의 시각을 배제하고 성인들끼리만 심사를 거치게 되면 조금 편향적인 심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성남시청소년행복의회가 성남시 내에서 청소년을 대표하는 기구인 만큼 사업실행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통라인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다고 심사하시는 분들을 못 믿는 건 절대 아니고요. (웃음)
김선률 윤리위원장(인권권익상임위원, 대외교류특별위원) : 어른들의 입장에서 청소년 정책을 제시하는 것보다도, 청소년들이 직접 주체가 되어 정책을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활성화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행복의회도 성남시 청소년 제안주간을 매년 운영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고 그마저도 성남시 시정에 만족스럽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좀 더 획기적이고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에 의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성남시가 나서주길 부탁드립니다.
Q6. (의장 및 임원진 등 총 3명) 현재 성남시에서 논의되고 있는 청소년배당에 대한 견해는?
허지수 의장(인권권익상임위원, 혁신특별위원) : 일단 이재명 성남시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서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점에 대해서 정말 감사해요.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성남사랑 상품권이 무엇인지, 가맹처가 어딘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청소년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면 청소년에게 배당을 직접 주고, 가맹점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직접 받고 써보면 이 돈이 뭔지, 이 돈을 왜 주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죠. 지역사회 상권 활성화를 위해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성남사랑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김지민 부의장(교육문화상임위원, 대외교류특별위원장) : 비록 저는 개인 사정으로 청소년배당 대토론회에 참가하지는 못했습니다. 평소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일단 저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배당으로 재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지급할 수 있고, 지역화폐인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책이 분명 일찍부터 시행되었어야 할 청소년 복지 정책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직까지 이를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성남사랑상품권의 사용에 관한 문제인데, 청년배당이 시작된 직후 한 온라인 중고거래 카페에서 액면가의 약 7~90%의 가격으로 거래가 되었던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이는 지역화폐 사용을 통해 지역상권을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이라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통용 화폐로 바꾸어 사용하겠다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방치해둔다면 지역발전에 쓰일지 안 쓰일지조차 장담하지 못하는데 성남시에서 오래 살았다고 자녀에게 세금을 다시 돌려주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당제도는 분명히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원만하게 해결할 방안이 없다면 일반 개선사업을 펼치는 것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리고 성남사랑상품권 사용 장소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식적인 명판을 가게 옆에 붙여두거나 가맹처를 안내한 책자 등을 상시 보급하였으면 좋겠어요. 성남시 페이스북을 활용해 가맹처를 알리거나 상품권 이미지를 좀 더 고급화시켜서 청년이 쓰고 싶게 만들어지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취지나 제도의 방향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만, 시행 시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면 역시 실패한 정책이 되겠죠. 다방면으로 안전한 방안을 세우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김선률 윤리위원장(인권권익상임위원, 대외교류특별위원) : 우선 청소년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것과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밖 청소년까지도 지급의 대상으로 고려한 점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정책이 청소년의 특성과 청년배당으로 드러난 지역화폐 지급의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시장이 지난해 1월부터 청년배당의 명목으로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돕겠다는 취지 하에 만 24세의 청년에게 분기당 12만 5천 원씩 연 50만 원 가량의 성남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성남사랑 상품권은 7000개가 넘는 가맹점이 있음에도 청년들이 즐겨 찾는 대형 음식점이나 패스트푸드 점포 및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또한 이러한 탓에 성남사랑상품권이 지급된 후 인터넷 중고장터 등에서 액면가의 70~80%에 거래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이 지역상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땅한 홍보 등으로 유도하지 않은 채 화폐만 지급한다면 앞서 언급한 사례와 무관하게 전개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작 청소년들이 이용하지 않는 지역상점 상품권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목 하에 청소년에게 지급해봤자 상품권이 청소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 지난 청소년배당 토론회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께서 성남시는 부자 동네가 아니고, 시민들이 낸 세금을 잘 저축해서 이런 정책들을 시행할 수 있는 거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존의 무상복지, 청년배당 등으로 고정적인 복지지출이 수백억일 텐데 여기 청소년배당이 가중된다면 성남시가 그만큼을 부담할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청소년배당이 그만큼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복지정책이라는 데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위에서 언급한대로 청소년의 소비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지역화폐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역상권 활성화 정책에 청소년이 끼워 맞춰진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청소년배당 정책이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느꼈으며, 위와 같은 이유로 청소년배당의 시행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