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학교, 창의성을 기르는 학교, 행복한 학교라는 슬로건을 갖고 어린이들을 지도하며 꿈과 열정을 키우는 학교의 역사와 함께 걸음을 걷고 있는 성남시 중원구 금광1동에 위치한 금상초등학교(교장 최훈희) 배구부를 방문 해봤다.
혁신보다는 조용한 변화를 추구하는 금상초등학교.
얼마 전, 금상초는 영어도서관을 만들었고 수정구·중원구 학생들이 함께 수업하고 있다. 또한 영어도서관에는 영어 관련 도서를 배치해 놓아 아이들도 이용하는 시간이 점차 늘며 영어 실력과 독서 실력이 부쩍 늘고 있다.
아침 조회 시간에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교실에서 독서를 한다. 이곳이 지리적 환경이 썩 좋지는 않지만, 열정과 꿈을 책을 통해서 얻길 바란다고 최훈희 교장선생은 말한다.
금상초등학교 배구부는 작년에 전국대회 2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우수한 팀이다. 관내에서도 꽤 유명하다. 왜냐하면 초등학교에서 배구부가 있는 곳은 유일하게도 금상초등학교의 배구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순간의 승리보다도 어느 자리에서도 크게 클 수 있는 선수를 키우는 ‘마이더스의 손’ 유용순 코치가 있다.
유용순 코치... 호랑이 코치이면서 다정한 엄마이다.
자신의 별명을 카멜레온이라고 지칭하는 유코치는 다양한 색깔을 지녔다. 포근하고 재밌게, 그러나 때론 엄하게 가르친다. 이 아이들(배구부)이 엘리트로 커야 하기 때문에 정신교육 및 기본교육을 철저하게 시킨다. 이 모습에 아이들이 무서워만 하고 다가서지 않을 것 같지만 운동이 끝나면 다시 엄마의 옷을 입는다.
유용순 코치는 “저는 코치이기 전에 아이들이 제 수중에 들어오면 제 아이, 제 자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것이나 먹일 수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필요한 것은 다 해주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이 편식 하지 않도록 골고루 음식을 조리해서 먹인다. 조미료 같은 것은 일절 넣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이렇게 하는 것이 성가시지 않냐는 질문에 “내 자식들인데 아무것이나 먹일 수는 없지 않냐”며 오히려 반문하는 그에게서 따스한 애정을 느낀다.
‘식(食)’의 문제 뿐 아니라 유 코치는 ‘주(住)’의 문제도 다룬다. 현재 자신의 집에서 4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살고 있다. 사실, 작년에는 7명의 아이들을 자신의 집에서 숙식시켰다. 학교에 숙소도 없고, 여건이 매우 열악하기에 그가 데리고 함께 살고 있는 것.
현재, 유 코치네 집에는 4명의 아이들이 함께 살고 있다. 작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7명의 아이들이 유 코치네 집에서 머물렀다. 유 코치네 집에서 머무는 이 아이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온 아이들로 여기에는 제주도에서 온 아이들도 포함 돼 있다.
가르치랴, 해먹일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경제적인 부분은 밥을 한 번 할 때 많고 적게 하고의 차이로 생각합니다. 내가 봉사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러나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현재의 추세이기 때문에 그것이 굉장히 힘드네요” 라며 어려움도 호소했다.
사실, 애로사항은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운동부에도 정말 좋은 선수들이 있는데 예산 문제 때문에 전지훈련을 많이 못 다녀요. 아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 밖에 되지 않을 수 없죠. 여러 경험을 쌓아 줘야 하는데, 그렇게 못 해 줬을 때의 그 마음은 굉장히 속상합니다”
트레이닝복, 유니폼, 아대 등등의 물품을 사면, 다른 곳들은 개개인이 소유하는 것이 통상적인 일, 그러나 여기서는 대대로 물려 입는다. 3~4년 이상 그렇게 한다. ‘의’에 들어가는 것을 아껴서 한 번이라도 전지훈련을 다니게 하는 것이다. 그만큼 환경이 어려운 것이 배구부의 현실이다.
유 코치는 지역사회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그것도 그럴 것이 성남에 유일하게 있는 한 팀인 이 배구부가 성남시 외에 기댈 곳은 없다.
도로공사에서 조금의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이마저도 내년이면 없어진다고 한다. 도로공사가 연고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유 코치는 당장의 우승에 연연하기 보다는 ‘이 배구부를 유지시켰으면 좋겠다’는 것이 목적이요, 목표이다. 후배 양성 차원에서 코치 일을 하고 있지만 혼자로는 힘이 부친다. 그래서 그가 지역 사회에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
“많이는 아니어도, 근처 공단에서 아이들을 위해 빵 하나라도 지원 해주는 그런 도움의 손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무럭무럭 클 시기에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궂은 내색 없이 오늘도 꿈을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길 안내자를 자처하고 있는 전 국가대표 출신 유 코치는 금상초등학교에서 배구를 가르친 지 18년이 됐다. 유 코치의 손을 거쳐 간 선수들 중 ‘러시앤캐시’에 김정환, ‘삼성생명’의 신으뜸 선수, 국가대표가 된 성균관대학교의 신경섭 등, 많은 유명선수들이 있다.
얼마 전, 김정환 선수들이 찾아와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를 조언해주며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고 갔다. “선배들과의 유대감을 통해 아이들이 선수를 꿈꾸며 연습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유 코치는 말한다.
금상초 배구부의 내년, 목표는 전국대회 우승이다. 현재 5학년 선수 10명이 주축인 금상초등학교는 학교 이름처럼 ‘금상’을 향해, ‘꿈’을 향해, 오늘도 값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