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야탑동에 위치한 태원고등학교는 지성과 체력을 두루 갖춘 학교라는 평판이 지역내 널리 알려진 학교이다.
수능성적우수학교로 2008~2010년 선정되는가 하면, 권투부, 육상부, 태권도부 등의 운동부 선수들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특히, 체육인이자 교사출신인 김영수 교장이 새롭게 학교를 이끌어 나가면서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교육활동을 학생들에게 펼치고 있다.
가령, 김영수 교장은 학교에 다니는 자매, 형제, 남매, 쌍둥이 학생들을 모아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애로사항을 들으며, 이들에게 조언도 해준다.
이런 작은 행동들이 적은 관심이 필요했던 학생들에게는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영수 교장은 87년 학생부로 처음 임명, 운동부 선수들을 발굴했다.
그는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도 고등학교에 관련 운동부가 없는 성남의 현실을 보고 학교에 육상부를 창단했다. 또 하탑중학교에 역도부를 만들며 성남시의 체육기반을 다지고자 노력했다.
“성남에 역도라는 것이 없었어요. 제가 하탑중에다 역도부를 창단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선수를 발굴 했고, 소년체전에서 3관왕으로 mvp까지 한 선수도 만들었죠”
그는 주니어국가대표선수를 만들기도 했고, 그 또한, 10년전 까지 선수로 뛰었다. 현재도 많은 학생들이 도민체전 등에 나가서 성남시와 모교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저희학교에 와 있는 선생님도 그 때 제가 가르쳤던 제자입니다. 현 성남시체육회육상의 전무이사도 고1때 발굴했었죠. 조금이나마 제가 성남시체육에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태원고등학교는 체육뿐 아니라 지식적인 부분도 고루 갖추고 있는 학교이다. 항상 수능100대 학교에 선정되며 그 이름을 지역 및 사회에 알리고 있다. 성남에서는 44학급, 1457명의 가장 많은 학생 수와 학급을 보유하고 있는 태원고등학교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한 가지 자랑이 더 있다. 바로 ‘권투부’이다.
이 권투부에는 청소년국가대표 홍인표 선수가 있다.
홍 선수는 세계쥬니어복싱대회에 나가 챔피언이 될 만큼 유능하며 미래가 촉망되는 학생이다. 홍 선수는 지역 뿐 아니라 도, 그리고 나라에서도 눈여겨 볼 만큼 유명한 선수로 태원고등학교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38회경기도체육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최요한 선수 등 현재 6명의 선수가 값진 구슬땀을 오늘도 흘리고 있다.
이들은, 탄천종합운동장내 복싱연습장에서 오전5~7시, 오후 2~5시, 저녁 8~10시까지 운동을 한다. 오후 연습시간은 시합이 있을 때만 간헐적으로 진행 되며 철저한 감독의 관리 하에 자율운동으로 진행된다.
박동현 권투부 감독은 개인의 존엄성 및 인격을 존중하여 절대 야단이나 체벌은 가하지 않는다. 허나 연습 프로그램은 학생 수준에 맞춰서 개개인별로 본인이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도우며 매주 1번씩 선수와 감독간의 회의를 통해 자율적인 운동을 지도한다.
박 감독은 매주 열리는 회의에서 여러 가지 주제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부모님과의 관계, 학우와의 관계 등 소통을 통해 마음을 열고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그의 신조는 자신이 ‘스승이자 아버지이며 감독의 역할을 다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또 박 감독은 ‘배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배움이 모자라면 사회에 나가서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에 그는 선수들에게도 선수이기 전에 학생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삼국지, 초한지 등에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조금이나마 학생들이 책 속에서 얻는 지혜를 갖고 사회에서도 학교에서도 어우러져 살아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권투부 선수들은 학우들과도 잘 어울리고, 더 나아가 대회성적 또한 좋다.
열심히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는 권투부와 박동현 감독. 하지만, 현재 전세계 추세인 권투의 사양길이란 흐름은 태원고 권투부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실, 태원고 권투부는 성남시체육회에서 100프로 지원 예산을 받으며, 기댈 곳은 체육회 밖에 달리 없다. 예산으로는 식비이며, 대회 참가비 등이 모자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현재는 성남시체육회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존폐위기까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권투가 춥고 배고픈 운동이 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박 감독은 멋쩍어 한다. 또한 우승을 하고 좋은 성적을 내도 주위에서 별 다른 반응이 없어 학생들이 위축돼 있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한다.
그래도 권투부 선수들 스스로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잘 따라하고 마음을 열어 준 것에 대해 큰 위안을 느낀다. 그래서 ‘더욱 감독의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이들을 지도하겠노라’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아이들이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일 때이면, 아! 내가 운동선수를 잘 키우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제 목표와 바람이지만 부모님이 어렵게 자신을 뒷바라지 하는 것을 알고 더욱 노력하는 아이들에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
“제 꿈은 다른 것 없습니다. 졸업하는 3학년 학생들은 진로 및 진학을 잘 했으면 좋겠고 학생들에게 권투에 있어 목표한 것을 이뤄줄 수 있게 도와주는 감독. 그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전국체전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희 태원고에서 이번에 메달을 꼭 따고 싶습니다”
‘물은 아래로 흐른다’는 말처럼 학교를 책임져 나가는 ‘장’과 선수를 지도하는 ‘감독’의 정신이 흘러흘러 학생들과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실은 조금 어둡지만 밝은 미래를 향해 오늘도 한 걸음을 내딛는 권투부 선수들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