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소리, 역동적이며 힘 있는 소리에 안무를 맞추며 신명나게 부르는 소리, 이것이 선소리 산타령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19호 선소리 산타령 이수자이며, 양봉녀퓨전문화예술단의 양봉녀 단장의 말이다.
양봉녀 선소리 산타령 이수자는 선소리 산타령의 매력은 “끌청, 속청, 두뇌 등 우리가 소리를 내는 모든 기관에서 소리가 나오는 데 있다”며 자랑을 펼쳐놓는다.
“사실, 선소리 산타령만 제대로 습득 하면 소리의 밑받침 된다고 보면 될 정도에요. 여기에 맛을 얼마만큼 내느냐에 따라 소리가 틀려지죠. 노래를 할 때 필요로 하는 소리, 목, 배, 두성, 그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어요”
“선소리 산타령은 경기민요 3가지의 29호 황해도 소리, 57호 잡가(앉아서 좌창하는 소리), 19호 선소리 산타령( 서서 소고 치면서 부르는 소리) 중 한 분야에요. 옛날에는 남사당패, 그 풍물들이 하는 소리였죠"
“남자들의 소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제는 여자들도 많이 합니다. 소리 차제가 고음 청이라 소리가 굉장히 높아요. 소고 치면서 하는데도 끌청, 속청 들이 굉장히 다른 민요에 비해서 힘 있게 높게 지르는 청입니다”
사실 그가 처음부터 선소리 산타령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타령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에 종로 3가에 계신 인간문화재 선생님을 찾아가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민요만 조금 배웠는데 워낙 이쪽에 흥미를 느끼고 좋아해서 많은 것들을 배우다 보니 선소리 산타령을 알게 됐죠”
선소리 산타령이 높은 청으로 내지르기 때문에 체력 또한 많이 소비된다. 연습이나 수업을 할 때 핏대를 세우고 소리를 내기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렇게 힘이 들어도 선소리 산타령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소리가 흥겹고 시원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주부들도 선소리 산타령을 접하면, 그 맛에 자주 찾아오곤 한다고 한다.
양봉녀 단장은 마음이 아픈 사람, 몸이 아픈 사람들을 위하여 ‘국악 힐링 치료사’를 자처하고 나선다.
“제가 경기민요를 통해 몸이 아프신 어르신들을 만났습니다. 제 소리를 통해 그 분들이 고향의 정서나 향수를 떠올리시며 매우 좋아하시더라고요. 제가 오는 날만을 손꼽으시며 어르신들이 성치 않은 몸으로 박자를 맞춰가며 그 시간을 기다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양 보호사들과 함께 빠른 템포의 노래를 틀어놓고 어르신들과 함께 박수도 치고 노래도 부르며 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하죠. 모두 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그는 함양 서상면과 자매결연을 맺고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를 펼쳤다. 그 이후 입소문이 나서 그 일대에서 자주 공연을 펼치곤 했다. 그 밖에 장애인 단체나 복지센터, 특히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사비를 들여 하고 있다.
양봉녀 단장은 사비를 들여가며 단체에서 공연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저희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소리로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계속해서 봉사를 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민요를 민요만으로 다루기에는 경제적, 대중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양봉녀 단장은 나라에서 지정해준 인간문화재가 그 만큼의 대우를 못 받는 현실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우리문화를 알리겠다는 인간문화재들에게 경제적 지원 및 대우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제자들의 양성이 어려워요. 소리를 잘하고 끼가 많아도 못하는 사람이 많죠”
그는 소리를 통하여 단체가 한 데 묶이고, 소리를 매개로 결속력과 사회성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돕고 싶고, 일반인들에게도 소리를 통해 마음을 치유해주고 치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
“병이 든 사회이잖아요. 소리를 통해 잠시나마 후련하게 마음을 해주고 싶고 누군가 힘을 받고 같이 노래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은 것이 제 소망이죠”
깨끗하고 경쾌함이 특징인 경기민요처럼 재밌고 시원한 선소리 산타령처럼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양봉녀 이수자도 그 소리와 꼭 닮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