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태권도, 더 나아가 세계인의 태권도로 불리는 태권도는 전 세계인에게 ‘코리아’를 알린 일등공신이다. K-POP이 유행하는 지금보다도 훨씬 전부터, 태권도는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태권도’가 아닌 ‘태권도의 한국’이었고 우리의 문화와 예절을 그들에게 몸소 체험하게 했다.
태권도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그것도 전국 최강의 전통 명문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학교가 있어 찾아갔다. 이들은 41년 역사를 지닌 태권도부를 통해 전국 최고의 태권도 선수 및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전국 최고의 태권도 명문고’로 유명한 성남 풍생고등학교(교장 안정균)이다.
풍생중·고등학교 태권도 선수단은 1973년 4월 28일에 창단됐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련을 실시한 것이 그 시작이다.
풍생중·고등학교는 풍부한 경기경험을 바탕으로 전략과 지략이 뛰어난 이경배 감독의 지휘 하에 현재까지 많은 우수 선수를 배출했다.
이경배 감독은 모교인 풍생중·고 출신이다. 89년도에 학교에 부임한 후, 25년 동안 중·고등학교를 맡아서 태권도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학교 부임 후 25년 총 31년의 세월을 풍생과 함께 지내왔다. 그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눈 감고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은 풍생 귀신(?)이 다됐다며 웃으며 말한다.
30여년의 세월동안 이 감독은 더 열심히, 그리고 더 잘 할 수 있도록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려왔다. 모교에 왔기에 잘하고 싶은 마음도 강했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제자들에게도 롤 모델이고 싶었다.
수많은 졸업생들 중 자신이 감독이 됐다는 것이 큰 영광이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인 것 같다고 말하는 이 감독은, 자신의 자리를 제자에게 물려주려면 그때까지는 이것이 존재가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현재, 중학교 42명, 고등학교 41명의 태권도 선수단이 수련에 매진하고 있다. 훈련시간은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아침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하는 체력훈련, 오후 4시부터 6끼지 기술훈련,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는 개인 훈련이 실시된다. 훈련은 태권도 전용훈련장에서 진행하며 오늘도 이들은 값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선수들 가운데는 일본에서 온 태권도 유학생도 있다. 그만큼 해외에서도 풍생의 명성은 자자하다. 해외 선수단이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면 거의 모든 팀이 풍생·중 고등학교 태권도 선수단의 훈련캠프를 찾는다.
이 감독은 외국팀들이 학교에 찾아 와주는 것과 국내에서도 고등학교 탑 랭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감독은 “솔직담백하게 아이들을 위해 노력을 하고 아이들은 또 결과물을 갖고 성장해나가는 것. 그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다”고 말한다.
풍생고등학교의 경우 올해 초, ‘제7회아시아청소년국가대표최종선발전’애서 플라이급에 유혁 선수와 라이트급에 조강민 선수가 우승 하는 등의 활약을 보였다. 작년에는 전국대회인 ‘제42회 대한태권도협회장기 전국단체대항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는 등의 많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좋은 성적과 곁들여 이경배 감독이 추구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부지런함’과 ‘성실함’이다. 태권도 수련에 매진하는 선수들이지만 또한 학생신분이기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기에 인성교육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실하다면, 운동 뿐 아니라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인정받는 사람이 된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지각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하다. 자신이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는 것처럼, 선수들도 학생으로서 다른 학생들에게 롤모델이 돼야 하고 더 나아가 명문학교의 학생으로서 다른 학교의 롤모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벌점제를 도입하여 효과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운동을 통해서 선수들에게 꿈과 소망을 이뤄주려 한다. 형편상 넉넉지 못하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꿈과 소망을 전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물질적으로는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없지만 운동을 통해 조금이라도 자신에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서로의 호흡을 맞췄기에 우리 팀이 명품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항상 외친다.
허나 명문학교가 되기까지 우여곡절과 모진 풍파도 많았다. 중학교 팀이 해체 수순을 밟을 번 한 적도 있다. 직접 학교에서 학생을 뽑아서 열심히 훈련시키고 우수 선수와 팀을 만들었다. 그 기반 하에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연계 해 더욱 튼튼해졌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축구와 같은 인기종목에게 밀리는 관심과 지원은 아쉽다. 그래서 “스스로가 능력자가 돼 아이들의 자양분이 되고자 한다”고 그는 말한다.
“해외로 제자들을 많이 내보냈어요. 태국의 히딩크라고 불리는 최영석 감독, 필리핀 대표팀의 김혹식 감독, 중국 대표팀의 김영진 감독 등이 있죠” 이 밖에도 전 세계 각지에 풍생 출신의 지도자들이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한국의 태권도와 풍생의 태권도를 알리고 있다.
이경배 감독은 욕심도, 돈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뒤에 따라올 제자들을 위해 꾸준히 명문, 명품학교로 자리매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경배 감독이 추구하는 것이다.
“풍생이 다른 학교의 롤모델이 돼야 하는 사명감이 있어요, 평생 해 온 것인데 그냥 (시간만) 흘러 보내기엔 아깝지 않나요?”라고 말하며 “저는 장인정신으로 장인이 돼 사람을 많이 낳는 사명감을 다 하겠습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풍생 중·고등학교 태권도부에 밝은 미래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