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시간이 채 되지 않은 오후 4시. 정자동 금곡플라자 1층에 위치한 ‘이열희 반찬가게’는 벌써부터 단골손님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 여기요. ~ 도라지나물 이 천원 어치 주세요, 빈대떡도 두 장 주시고요.”
손님은 주인아주머니와 눈인사를 마치기도 전 이제 막 지저 나온 먹음직스러운 빈대떡이 반가운 듯 서둘러 반찬을 주문한다. 정자동에 ‘이열희 반찬’가게가 동네 주부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한식에서 볼 수 있는 어지간한 반찬 종류는 다 갖추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돈 천원어치부터 원하는 만큼만 구입 해 먹을 수 있다.
이열희 반찬가게에서는 입맛을 돋우는 다양한 젓갈 종류에서부터 각종 장아찌와 밑반찬 류, 가지각색의 나물류는 물론 국과 찌개, 생선조림과 즉석해서 만들어 지는 각종 전 등 날마다 새로운 메뉴로 반찬 진열대를 가득 메운다.
일주일에 두 번은 이곳을 찾는다는 이경희씨(정자동 37세)는 “ 언제부터인지 모든 반찬의 기본 가격이 3천원이 되어 있다”며 “식구가 적은 사람들은 그것도 너무 많을 때가 있었는데 동네에 이런 반찬가게가 생겨 정말 기쁘다”고 했다.
조금씩 덜어 파는 반찬가게가 아니라도 요즘 재래시장에서는 천원어치를 판매하는 곳은 거의 볼 수 없어 이열희 반찬가게는 알뜰한 주부들에게 더욱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이씨의 소개로 단골까지 되었다는 강수빈씨(수내동 39세)는 “꼭 천원이라는 가격보다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주인의 배려가 인상 깊은 곳”이라며 “그래도 반찬의 맛이 없었다면 이곳을 찾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곳의 반찬 맛을 칭찬했다.
반찬이 고루 맛있다는 것은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공통된 평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멀리서도 이열희 반찬가게를 찾는 원정고객들이 늘고 있다. 작년 5월, 초등학교 동창 세 명이 뜻을 모아 가게를 오픈 하고 이제 일 년 남짓 된 이열희 반찬가게는 나머지 두 명의 동창생들도 이곳의 공동대표다.
초등학교 뿐 아니라 중학교와 고등학교 동창생이기도 한 이들의 오랜 우정은 반찬을 만들 때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데 이제는 얼굴 표정만 봐도 손발을 척척 맞출 정도라고...
손님들은 반찬가게를 다시 찾을 때마다 이렇게 묻는다. “반찬을 맛있게 만드는 비결이 뭐에요?” 하지만 이 대표는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는 것과 농협에서 구입한 엄선된 재료를 사용 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비결이 없다“며 다만 “ 넉넉한 덤을 주는 것이 혹시 주부들의 사랑을 받는 비결이 될지 모르겠다.“고 살짝 귀 뜸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