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참사가 발생한지 133일째입니다. 꽃 피는 봄에 여행 간 아이들은 다가오는 한가위를 영영 맞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각, 바다 속에는 10명의 실종자가 수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은 우리를 아연케 합니다. 국민과 유가족이 원하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단식 40일째에 병원으로 실려 간 상태에서 오늘도 단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만나서 특별법 제정의 결단을 호소하려는 유가족들은 경찰차벽에 갇힌 채 청와대 입구에서 노숙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가족들이 의사상자 지정을 요구했습니까? 경제적 지원을 말하고 있습니까? 대학특례입학을 주장하고 있습니까? 아닙니다. 세월호 가족들은 오직 하나,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자식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죽어간 이유만이라도 알아내야 훗날 하늘에서 “아빠! 제가 왜 죽었나요?”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진실이 밝혀지기 위해서는 진상조사기구가 있어야 합니다. 진상조사기구가 사고 관련기관과 사람들을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어야 합니다. 진상조사기구가 힘이 있어야 성역 없는 조사가 가능하고, 진상이 드러나는 것을 방해하려는 사람들을 강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이유로 세월호 유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지닌 진상조사 기구를 설치할 수 있는 '4.16특별법'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여당인 새누리당은 세월호 문제를 왜곡하면서,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특별검사후보추천 문제는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특별검사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대통령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과 청와대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습니까? 새누리당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가족을 분열시키고, 국민들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한 치졸한 언동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왜 유가족의 절규를 외면하고 있습니까? 유가족을 특별법 제정 논의의 상대로 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까? 그렇게 절차를 강조하고 대의민주주의를 주장한 결과가 작금의 참담한 현실이라는 것을 새누리당은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성남시민의 세월호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를 모아 '세월호 진실을 밝히는 성남시민원탁회의(준)'는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하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가로막고 왜곡하는 새누리당은 국민과 유가족 앞에 사과하라.
하나, 새누리당은 그 동안의 언동을 반성한 바탕 위에서 대통령에게 특별한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국민과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라.
하나, 성남의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이종훈, 전하진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성남시민에게 명확히 밝히고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라.
위의 주장은 우리의 최소한의 요구입니다. 새누리당과 이종훈, 전하진 의원은 위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 국민과 유가족, 성남시민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성남원탁회의(준)'는 그 동안의 진실 규명 운동 과정에서 '진실은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다. 진실을 밝히려는 시민들의 행동만이 진실을 드러내게 한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엄중히 새누리당에게 경고하며, '성남원탁회의(준)'는 진실 규명의 그 날까지 유가족과 함께 끝까지 행동할 것 입니다.
2014년 8월 26일(화)
'세월호 진실을 밝히는 성남시민원탁회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