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 ‘당연한 일’에 감사하면서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고래로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교훈이다.
최근 성남시민들을 보면 그 어느 지자체보다 이 교훈을 정말 충실히 지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와 같은 청빈한 마음가짐을 가진 이유가 긍정적인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지난 20일, 성남시의회가 200회 정례회를 마무리하며 2조 3천억원의 예산을 법정기일 내에 통과 시킨 것에 안도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반응들은 몇 번의 전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남시 민선5기 및 제6대 성남시의회는 지난 2010년 12월 31일 밤 12시 예산날치기, 2011년 12월 31일 밤 12시 예산날치기, 2012년 12월 31일에는 자동산회로 인한 예산 불성립으로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를 야기 하는 등 매해마다 예산 처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워온 바 있다.
돌이켜보면 성남시는 3년 동안 예산이 한 번도 법정기일을 준수하지 못하는 진기록을 이어오다 4년째가 돼서야 그 고리를 끊게 된 것이다.
이번 200회 정례회도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다행히, 이후 이재명 성남시장의 호소문 발표와 시의원들간의 협의가 이뤄지며 예산이 통과 됐지만, 성남시민축구단 운영 예산(70억)이 해당 상임위원회(문화복지위원회)에서 심사보류됨에 따라, 잠시 시 집행부와 시의회 새누리당 간의 불협화음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 동안 발생한 모든 파행 사태들을 살펴보면 책임은 어느 한 쪽에만 있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성남시도, 시의회 새누리당도 각각의 쟁점 사안에 대해 각자의 '주장과 반박'만을 반복할 뿐, 상대 주장에 대한 수용이나 협의 및 절충의사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성남시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반대 입장에 있는 시의원들과의 협의에 인색했고, 반대측에 있는 시의원들은 문제점 지적과 반대에 너무 몰두했다. 필자의 부족한 소견으로는 상호 존중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생각해보면 양측의 대립 이유는 모두 '시민을 위한 행정과 정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주장에 온당하지 못한 바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결국 대립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결국 시민들이 짊어져야 했다. 각자의 소신으로 '시민을 위했던 것이 그 과정과 결과에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가까운 예를 들어봐도, 지난 2012년 12월 야기된 '준예산 사태'로 인해 시민들이 입게 된 내외적인 피해 및 대외적인 이미지 훼손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결국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 반복들이 반복되며 시의회가 법정기일 내 예산 통과가 마무리 돼는 '너무도 당연한 현상'을 시민들이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로 느끼게 만들었으며, 이는 지난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결과에서'성남시의회 청렴도 뒤에서 2등'이라는 성적표가 잘 대변 해주고 있다.
이번 200회 정례회가 그간의 파행 고리를 끊고 '보다 희망적인 내년'을 전망케 한 것은 분명 고무적인 부분이기에, 다가오는 2014년이 시의회가 법정기일 내에 의회를 마치더라도 무덤덤히,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