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초 자신을 ‘이불할머니’라고 소개한 한 할머니가 장호원읍사무소에 이불을 기탁했다.
장호원읍사무소에 전화하여 “장호원읍사무소 맞지예? 이불 55채 보넬 테니까네 경로당에 하나씩 나눠 주이소”라며 자신을 이불할머니라고 밝힌 그는 기부 의사를 밝히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에 읍사무소 직원이 의구심에 인터넷 등으로 정보를 검색한 결과 경상북도 칠곡에 거주하는 이 할머니는 오래전부터 이불을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한 정억순 할머니였다.
이천시에 따르면 할머니가 장호원에 이불을 기부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 장호원에 잠시 머물던 때 알고 지냈던 소녀가장과의 인연 때문으로, 이 할머니는 ‘추운 겨울 경로당 어르신들께서 아무쪼록 따뜻하게 겨울을 나셨으면 한다’며 바람을 전해왔다.
정 할머니는 50여 년 전부터 이불이나 베개 등 침구류를 불우이웃이나 소년소녀 가장에게 전달해왔다. 그 덕에 할머니가 살아온 경남 양산지역에서는 사랑의 이불 할머니로 불리고 있으며, 지난 2001년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또한 경남 양산에서 수십 년간 침구점을 운영해 온 이 할머니는 경북 칠곡에 화랑선원을 만든 뒤 사회봉사활동도 실천해 오고 있다.
이에 이상년 장호원읍장은 ‘뵌 적도 없는 어르신께서 연고도 없는 장호원에 이불을 기부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어르신의 따뜻한 정성으로 경로당 어르신들이 따뜻하고 건강하게 겨울을 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억순 어르신께서 기회가 되신다면 장호원에 꼭 한번 방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