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관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수 많은 어르신들과 취약 계층의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같은 사람들을 돕기위해 나서는 봉사자들이 꾸준하고 묵묵하게 일선에 나서고 자리를 지켜옴에 따라, 사회는 그 균형을 아슬아슬 맞추며 나아가고 있다.
칭찬을 받아야할 성남시의 자원봉사자들이야 하늘의 별 만큼 많지만, 본지에서는 이들 중 관내 경찰로서 십수년 가까운 세월을 묵묵하고 헌신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임하고 있는 성남중원경찰서 방주환 경위를 꼽아 미담사례로서 시민 여러분들께 소개해본다. -편집자 주- >
[인터뷰에 앞서] 성남중원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방주환 팀장(경위)는 지난 1989년 12월 일반순경으로 경찰직을 시작했으며, 지난 2001년 부터 지역사회의 독거노인, 중풍, 치매노인 등을 위한 복지시설인 시온의 집을 매월 꾸준히 방문해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지난 2005년 부터는 성남시 일원의 어린이집 5~6개소를 매월 방문해 교통사고 예방법 및 아동성범죄 예방법 교육 등을 하며 재능봉사에 나서고 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직무를 수행하며 수년간 관내 곳곳을 다니다 보니 여러 어르신들과 취약계층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그 가운데서 '이분들에게 조금만 도움의 손길이 미친다면 금방 자립하고 일어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됐다.
이후로 '조그만 곳에서 시작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미 봉사활동 등을 활발히 전개 중인 여러 지역사회 봉사모임들에 참여하게 됐고, 저와 생각이 같았던 몇몇분들과 함께 지난 2001년부터 에덴의집을 시작으로 현재 시온의 집까지 16년여간 매달 꾸준히 목욕, 점심식사, 청사 환경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이어오게 됐다.
개인적으로 돌봐드리던 어르신도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
존함이 김성남 할머님이셨다. 지난 2003년 순경이던 시절 관내 순찰 중에 알게 된 분이었다. 가족도 없이 혼자계셔서 당초 복지시설 입소를 추천 드렸지만, '혼자 있는게 좋다'며 사양하시길래 이에 마음이 움직여 한달에 수차례씩 방문하며 짜장라면 같은 것도 끓여 드리며 친하게 지냈다.
굉장히 미소도 아름다우시고, 정치나 사회 방면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셨던 분으로 기억한다. 정정하셨는데 지난 2014년 노환으로 작고하셔서 지금도 슬픈맘을 갖고있다.
앞으로도 시간이 닿는한 이런 분들이 있다면 마음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관내 어린이집에 재능봉사를 10년 넘게 이어왔는데?
지난 2005년 부터다. 교통조사계에 있다보면 어린이 관련 뻉소니 사고나 성범죄 사건들이 많이 들어오게된다. 성남시 중원구의 경우 특히나 심각하다.
이에 주변 어린이집들에 직접 방문해 명함을 주며 교통사고 예방법과 아동성범죄 예방법 등을 교육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어린이집 측에서 왕왕 교육신청이 들어오게 되다보니 벌써 10년이 넘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간이 닿는대로 한달에 5~6번씩 교육을 하고있다.
교육에 나설 때에는 일부러 정복이나 순찰복 등을 입고 진행하고 있는데, 이같은 부분들이 아이들에게 교육의 신뢰도와 아이들의 집중력 유지, 그리고 경찰의 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교육을 위한 간단한 자료들도 내가 직접 마련한다.
처음에는 약간은 어렵게 바라보던 아이들도 교육을 진행하면서 스킨쉽들이 이어지다 보면, 너도나도 안기게 되고, 친해지게 된다.
수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형사로서의 직무를 하며 병행하기에는 힘들지 않은지?
물론 형사로서의 업무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임하기에 힘들다. 최근 서내 업무분야의 세분화로 교통조사계의 업무나 늘게되어 약간은 변화도 있게됐다. 하지만 봉사활동은 어디까지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며,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힘들지 않다.
아이들을 만나고,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즐거운 마음이 들고 내게 힘이된다.
앞으로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봉사활동을 계속해오며 스스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동안 보육교사 2급,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어린이집 내에서만 이뤄지는 교통사고 예방법 교육을 인근 황송공원 등 야외에서 진행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안전한 장소에서 직접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 교통사고 예방법 교육을 받는다면 그 효과도 늘어나리라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며, 퇴직후에라도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힘이 닿는대로 돕겠다. 지금은 '경찰 선생님'이지만, '할아버지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도 좋다.
아직 봉사에 나서지 않았지만 생각을 해오고 계신 분들, 아니면 봉사에 나서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시민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봉사라는 것이 '내가 돈이 많고 시간이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의욕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남시의 경우 자원봉사센터 등이 활성화되어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봉사에 처음 나서시는 분들이 꾸준히 해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이 처음 한두번은 참여했지만, 이후 여러 사정으로 빠지게 되는 경우들을 많이 봤다.
나에게 봉사는 자기실현, 자아실현이라고 생각한다. 부자라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아닌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에 부자인 것이다. 이것들이 하나씩 모아져서 자녀들을 위한 최고의 유산이 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