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선후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청년층에 대한 의견이나, 이로인해 한 차례 더 조명 받게 된 정운천 국회의원의 작년 10월 발언을 보니, 걸리버여행기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겸손한 제안'이 떠오른다.
이 '겸손한 제안'은 작품이 발표될 1729년 당시 빈곤층의 확산으로 큰 어려움에 놓인 상황에 처해있는 아일랜드 정부에게 작가의 의견을 자유롭게 전했던 일종의 수필이다.
상당히 긴 분량의 수필 내용을 최대한 정리하자면 <빈곤층들이 크게 확산되고 있으며, 어떤 희망도 없으니, 갓 낳은 12만명의 아이들 중 번식용 2만명을 제외한 아이들을 잉글랜드에 수출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이를 통해 아일랜드인들에게는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 소득이 생기고, 귀족들에게는 진미로 각광 받을 것이고, 최소 네접시의 고기요리가 나올테니 만찬으로도 좋다. 또한 영국 사람들에게는 골칫거리인 아일랜드인들을 제거하는 일거양득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 특히 고기에 약간의 후춧가루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겨울철에 나흘 정도 재우면 아주 맛있게 끓여 먹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있다.
극단적인 아이디어를 전면에 내세운 이 수필은, 읽는 방법이나 사람에 따라 당시 세태를 강력히 풍자한 사회 비판적 메세지가 될 수도, 혹은 지나칠 정도로 잔혹하고 용납하기 어려운 고어(Gore)글이 될 수도 있다.
실험적인 측면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필자는 두분의 예비 정치인과 현직 정치인 분들께 부족하지만 '2017년 대한민국판 겸손한 제안'을 간략하게나마 적어보고자 한다.
이른바 '청년층이 그들의 부모나 국가에 부담이 되는 것을 예방하고, 그들을 대중들에게 유익한 존재로 만들기 위한 제안'이다.
청년 실업률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이 없어보이니 우리나라 20~29세의 인구 약 670만명(남 350만명, 여 320만명) 중 남여 각각 상위 10% 씩 총 67만여명을 번식용으로 제외하고 일본이나 외국 오지에 수출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내 말은 '보내자'는 것이 아닌 '팔아버리자'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중.장년층은 높아지는 자녀부양 연령대의 압박을 피할 수 있고, 아직 건강한 나이에 현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도 피할 수 있다. 노령층도 작게는 가정에서 청년층에게 돌아갈 용돈이 몰릴 것이고, 크게는 정부지원 혜택의 증대도 기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특히 정부는 갑작스레 사회이슈화 되어버린 청년실업문제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 해결하고 싶지도 않고, 해결하자니 당최 그 해법의 도출이나 가능성도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해왔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들일 수고나 그 비용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청년들은 어려서부터 최소 12년에서 길게는 16년 이상 교육을 받아온 세계적으로도 깨나 고급 인력이며, 남성의 경우 여기에 더해 대한민국 특유의 군대경험까지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수동적으로 생활하는 것에는 극도로 단련되어 있을 것이다. 이로인해 외국에서의 강제 노동의 적응은 물론이고 최소 2인분의 역할은 해줄것이며, 판매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그만큼의 가격을 제시하고 받는것에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청년을 사들일 외국 입장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워커홀릭'이라는 이미지가(사실여부를 떠나) 스테레오타입으로 뚜렷이 각인되어있으니 분명 구입을 환영할 것이며, 특히 일본의 경우 꼴도 보기 싫은 한국인을 부릴 수 있다는 것에 큰 메리트를 갖게 될 것이다.
팔려가는 청년층 입장에서도 굳이 '사서 고생을 해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을 뿐더러, 현 시대에 꼭 필요하다는 '글로벌 마인드'도 키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인가?
정말 다행인것은 서두에서 언급한 두분의 정치인의 발언을 보니, 이같은 제안이 앞으로 현실화할 가능성도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보내는 것'이 아닌 '판매한다'는 개념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와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나는 꼭 필요한 이 제안을 작성하기 위해 애쓰면서 손톱만큼의 개인적 이해관계도 갖고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온 진심을 다하여 고백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