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성남시의회가 제222회 원포인트 임시회를 개회하고 성남시민순찰대 운영 조례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끝에 결국 찬성 14, 반대 19로 부결됐다. 이로써 성남시민순찰대는 오는 30일 까지 자동 해체되는 것이 결정됐다.
성남시민순찰대를 둘러싼 양당의 입장은 첨예했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측은 시민순찰대의 역할 및 효과, 그리고 시민들의 만족도를 나열하며 확대.상시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새누리당 측은 시민순찰대가 1년간 임시운영돼오며 발견된 병폐와 무용론을 들며 팽팽하게 맞섰다.
현재 성남시의회는 김유석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양당이 각각 16명씩 동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쟁점현안을 처리함에 있어 그 어떤 것 보다 협의, 혹은 협상이 가장 중요하게 된 것이다.
성남시민순찰대의 존속을 놓고 벌어진 이번 논쟁에 있어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측은 연신 '협의'라는 단어를 강조해왔지만 결론적으로 협의는 실패했다. 14대19라는 투표결과에서 보여지듯 더불어민주당 측은 단 한명의 상대당 의원을 설득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자당 내 의원들을 일치단결 시키는 것에도 부정적인 평가를 피할 수 없게됐다.
시민순찰대 개정안 원포인트 처리를 위해 열린 이번 제222회 임시회의 무의미함도 최근 하마평에 오른다. 협의의 진전도 보이지 않고, 자당 의원들의 의견을 합치시키지도 못한 상황에서 열린 임시회의 결과는 결코 긍정적일 수 없었다. 요컨데 이번 임시회가 전쟁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이 질 전쟁이었다는 말이다.
이번 성남시민순찰대 논쟁은 성남시의회가 후반기 원구성 이후 처음으로 맞게 된 쟁점 현안이기에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이번 사례는 남은 후반기 일정동안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다. 앞으로 논의될 수 많은 쟁점 현안들에 앞서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예봉이 꺾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의견 불일치는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아니 사실 비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알게됐다. 더불어민주당 지관근 대표의원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우려들에 대해 "이번 시민순찰대 조례안 투표가 무기명으로 진행됐기에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라고 전제하며 "당내 정책합의에도 불과하고 원구성과 관련한 불만요소가 여전히 잔존해있다"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한 바 있다.
손자병법에 따르면 진짜 명장이란 아예 불리한 상황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다. 정당정치에 있어 정쟁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당연히 내부단속을 포함한 모든 상황 준비에 있어 만전을 기해, 적어도 상대와 동등 이상의 입장을 만들어야 한다.
성남시와 더불어민주당 측은 신규 조례 제정안을 10월에 제출해 내년부터 성남시민순찰대 운영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준비돼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깊이 고민하고 반드시 실현돼야 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