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짝짝, 쿵 짝짝 ~ 경쾌한 음악소리가 한국 마사회 분당점 문화센터 안에 울려 퍼진다. 왠지 친근감이 드는 음악소리는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였다. 분당 마사회 문화센터의 많은 수강생들을 풍요로운 음악의 세계로 이끌고 있는 강사는 바로 75세의 김 종식할아버지다.
그가 아코디언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악기점을 운영한 아버지 덕분이었다. 자연스럽게 아코디언을 접하게 된 그는 음악교사였던 두 작은 아버지로부터 음악적 기초 교육을 받고 그 후 55년이라는 세월을 아코디언과 함께하는데 1997년도 까지는 일본 요코하마의 ‘귀족원’이라는 유명한 클럽에서 왕성한 연주활동을 해 왔다.
귀국 후부터는 수서 퇴화복지관과 덕 양 복지관, 행주 동 주민자치센터, 도로공사 퇴직자 모임, 덕원 예고 동호회, 한국 마사회 분당점 등 각 지역의 복지관과 문화센터에서 12년 째 아코디언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실버 트리오’라는 악단에서도 3년째 아코디언 연주로 음악회를 열고 있다.
그는 풍요롭고 부드러운 소리의 아코디언을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설명한다. “다른 악기는 멜로디와 반주, 베이스를 동시에 연주할 수 없지만 아코디언은 한꺼번에 그것이 가능한 악기에요.” 하지만 그는 전 세계의 악기 중 가장 배우기 어려운 것 또한 아코디언이라고 설명한다.
“ 아코디언은 적어도 3년은 배워야 기타 3개월 정도 배운 수준이 되니까 보기보다 꽤 어려운 악기지요.”
젊은 시절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원로가수들과도 활동한 그는 악극으로 대학로와 국립극장, 예술의 전당에 서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최성수의 ‘해후’를 아코디언으로 연주하기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용산의 노인 병원과 중 탑 사회복지관, 청솔 사회복지관 등에도 위문공연을 펼치는 등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수업이 끝났는데도 계속 교실에 남아 연주하는 수강생들의 아코디언 소리를 들으며 경쾌한 스케이트 왈츠와 탱고, 폴카 등 춤곡이 연상되었는데 음악과 함께한 김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삶과 퍽 닮았다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