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네에 잘생긴 배 서방입니다”
전화기에서 울리는 활기찬 목소리의 주인공은 관광 버스기사인 배문혁(51) 씨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배 서방’으로 불리고 있다. 25년째 관광버스 기사를 해 온 그는 자동차 정비를 배우다 자연스레 17세부터 운전을 했으며, 군대에서도 운전병으로 복무했다.
“청년 시절에 잠시 세일즈맨을 했을 무렵 안내양이 있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운전석에 앉아 있는 버스기사의 모습이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했던 나에 비해서 너무나 편해 보이더라고요”라던 그는 26세의 젊은 나이에 관광버스 기사가 되었다.
당시 젊은이가 운전하는 걸 본 어떤 어르신은 불안해하며 버스에서 내린 일화를 얘기하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예전에는 다른 곳을 관광하려면 1박2일이나 2박3일이 걸리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당일 여행이 많아지면서 수입도 줄었다고 한다. 그만큼 도로사정이 좋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동네 어르신들에 대한 효도관광으로
효도관광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울면서 운전을 하기도 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해 노래도 직접 부르고 흥겨운 분위기를 위해 힘쓴다. 매년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효도관광을 실시하는데, 이를 위해 매달 월급에서 따로 저축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배 씨는 동네어르신들의 효도관광에 힘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예전 자신의 어머니께서 친구들과 관광을 가기로 날을 잡아놓고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그동안 관광 한번 해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어르신들의 효도관광을 계획하게 됐다. 비정기적으로 효도관광을 진행하다가 지난 2004년부터 5년째 은행 2동에 거주하는 65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효도관광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한편, 배씨는 든든한 아들 태랑(18세)과 늦둥이 딸 서현이(5세)를 생각해 담배도 끊었다. “오래전 위암 선고를 받았다. 다행히 수술을 하고 새 삶을 살게 되었다. 두 번째는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새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게 되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늦둥이 서현이를 낳았을 때 세 번째로 다시 태어났다”고 말하며, 그는 할 수 있는 날까지 효도관광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작은 봉사를 통해 항상 마음이 행복하고 즐겁다는 그의 가족과 가정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