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숙 선진사회복지연구회 회장
희망과 기대 속에 2011년 신묘년 토끼의 해가 밝았다. 토끼는 평소에는 정직하고 유순하지만 위기에는 뛰어난 직관력과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거나 극복하는 동물임을 우리는 '수궁가'로 불리는 판소리에서 익히 보았다.
며칠 전 과천 정부청사를 지나면서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문구를 봤다.
과거 성장기에 중산층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60~70%에 달했으나 지난 IMF 위기 이후 지속적인 불황과 설상가상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중산층이 붕괴되어 70%가 서민층이고, 15%가 빈곤층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중산층을 판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소득이 될 수도 있지만 스스로 느끼는 주관적 귀속감도 중요하다. 소득 기준으로 상류층에 속하는 상당수가 스스로를 중·상층으로 느끼고 있고 중·하층, 즉 서민층의 경우에는 스스로 빈곤층이라고 답한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서민들의 체감온도가 아직 차갑다는 것이다.
다행히 작년부터 경기가 회복세를 맞아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서민층 자영업자나 중·소 상인들은 경영상의 애로사항을 여전히 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업무 계획'을 보면 "경제 성장의 온기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으로 퍼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도 5% 경제 성장 목표가 복지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막연히 5% 성장한다는 것보다는 어떤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 복지"라고 역설했다니 새해에는 서민들이 복지의 온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새해를 장밋빛으로만 바라보기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야당이 장외투쟁으로 나섰다가 다행히 연말에 풀었지만 여전한 정치 불안정, 연평도 도발로 인한 북한과의 대치상황, 경제적 불공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공정사회, 종교 갈등을 포함한 사회적 불안 요소로 낙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위기 때마다 단결하고 희생정신을 발휘, 위기가 곧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곤 했다. 마치 토끼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정신줄을 놓지 않고 기지를 발휘해 살아난 것처럼. 신묘년 새해, 서민들이 골고루 따뜻한 온기를 많이 체감하고, 많은 국민들이 중산층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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